상가 공실, 왜 생기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대구 혁신도시를 비롯해 상권이 형성된 여러 지역에서 상가 공실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분명 상가는 지어졌고, 위치도 나쁘지 않은데… 왜 이렇게 비어 있는 곳이 많을까요?
부동산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상가 공실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주인에게는 큰 손실이고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이슈입니다. 오늘은 상가 공실이 생기는 이유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실제 사례와 전략을 중심으로 나눠보려고 합니다.

1. 공실의 핵심 원인: 임대인과 입점자의 '온도 차이'
상가 공실이 계속되는 이유는 단순히 상권이 죽어서만은 아닙니다. 의외로 '가격 눈높이'의 차이가 가장 큽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은 과거 상권이 좋았던 시절의 기대 수익률을 기준으로 높은 보증금과 월세를 요구합니다. 반면 창업자나 소상공인은 요즘같이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안정성' 위주의 조건을 찾습니다. 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상가는 수개월에서 수년씩 비어 있게 됩니다. 특히 신규 상가의 경우 상권이 자리잡기도 전에 임대료만 높게 책정되면, 입점하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그 자리는 계속 공실로 남게 되는 겁니다.
2. '추천 업종'의 현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임대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문구 중 하나가 “카페, 뷰티, 음식점 등 추천 업종”입니다. 하지만 이 업종들이 정말 그 상권에 어울리는 업종일까요? 실제로는 주변에 이미 유사 업종이 포화 상태이거나, 해당 위치의 유동인구와 업종 특성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냥 '들어왔으면 하는 업종'을 나열해 놓은 것뿐이죠. 상가의 진짜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작정 '카페 자리'로 밀기보다, 현장의 소비 흐름과 유동 동선을 분석해 적절한 업종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별 생활 패턴, 근린시설, 학원 밀집도, 아파트 단지 입주율 등을 함께 고려해야 살아있는 전략이 나옵니다.
3. 공실 해결 전략: 중개사의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공실이 발생한 상가는 단순히 광고만 올려두고 기다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개사 스스로가 ‘상가 큐레이터’가 되어, 임대인과 입점자 사이에서 조건 조율과 맞춤형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유연하게 운영하되, 1년 후 재조정 조항 삽입" 같은 전략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또 입점하고자 하는자의 업종에 따라 초기에 필요한 인테리어 조건이나 설비 지원을 미리 고려해 제안하면 성사율은 더 올라갑니다. 단순 중개가 아니라, 그 상가의 ‘미래가치’를 함께 설계하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상가 공실 문제는 단순한 '자리 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임대인과 입점자 간의 간극, 수요를 무시한 추천 업종, 수동적인 중개 방식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이제는 중개사 한 명 한 명이 '상가 기획자'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그 지역의 흐름을 읽고, 임대인에게 유연한 전략을 제안하며, 입점자에게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하는 입체적 접근이야말로 지금 이 상가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시선입니다.
공실을 줄이는 일이 곧 시장을 살리는 일이라는 것, 오늘 다시 새기게 됩니다.
키다리 석프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