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이 가게 보증금 3천에 권리금 4천이면 괜찮은 조건이에요.”
처음 상가를 알아보러 오셨던 40대 자영업자 A씨는 주위 지인을 데리고 다니며 지인의 말을 믿고 계약 직전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가지 의문이 들어 계약을 일단 보류하도록 권유했고, 며칠 후 A씨는 말했습니다.
“중개사님 말 안 들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어요.”
오늘은 실제로 상담하며 마주했던 상가 계약의 아찔한 순간들을 바탕으로, 꼭 알아야 할 체크포인트 3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상가 계약 앞둔 분이라면 반드시 끝까지 읽어주세요.

1. “좋은 자리인데 인허가 안 된다고요?” – 업종 제한으로 인한 폐업 위기
A씨는 프랜차이즈 카페 창업을 준비하며 대로변 코너 상가를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건물 외관도 깔끔했고, 유동 인구도 많았기 때문에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150만 원에 권리금 4천만 원은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해당 구청 위생과와 건축과에 인허가 가능 여부를 직접 문의해보자고 조언했습니다. 그러자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해당 상가는 음식점 허가가 불가능합니다.”
- 이유: 건물 구조상 주방설치 불가 + 상가 전체가 위생허가 제한구역
권리금 4천만 원을 지불하고 인테리어까지 마친 후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폐업은 물론이고 수천만 원의 손실을 입을 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상가 계약 전엔 반드시 건축 용도와 업종 인허가 가능 여부를 관할 구청에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주위 지인 말만 믿고 계약하면 안 됩니다.
2. “권리금 4천이 시설값이라고요?” – 권리금과 매출은 별개입니다
또 다른 B사례는 헤어샵 운영자 B씨의 이야기입니다. B씨는 같은 업종으로 자리 교체를 고려하던 중, 번화가 2층에 있는 미용실을 권리금 4천만 원에 인수하려 했습니다.
“시설이 너무 고급이라 이 가격이면 싸게 사는 거죠.”라는 소개로 방문한 상가는 겉보기에 멀쩡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함께 현장을 점검한 결과, 시공 10년 차 노후 시설, 실내 냄새 배출 문제, 건물 자체의 누수 흔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매출 얼마 정도 나와요?”라고 묻자 점주는 “요즘은 손님이 좀 줄어서…”라는 애매한 답변만 반복했고, POS기록 등 객관적 매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인테리어는 오래되어 새로 해야 했고, 매출도 과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권리금 4천이 실질적으로는 "자리값"만 의미하는 셈이었죠.
권리금은 시설, 매출, 입지의 객관적 자료로 분해해 검토해야 합니다. "시설이 좋아 보여서", "주인이 오래 했대요" 같은 말은 절대 판단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3. “건물주가 직접 쓴다는데 나가래요…” – 계약갱신청구권 무시된 사례
마지막 C씨는 의류 소매업을 운영하며 5년째 영업 중이었습니다. 매출은 안정적이었고, 상권도 꾸준했기에 갱신 계약을 준비하던 중 건물주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제 제 딸이 이 자리에 카페를 하려고 해요. 죄송하지만 계약은 못하겠습니다.”
C씨는 당황했지만, 법적으로 10년간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는 것을 알고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확인 결과, 건물주의 사유는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했습니다.
왜냐하면, 법상 임대인이 직계 가족의 직접 사용 목적으로 통보할 경우 6개월 전 사전 통지와 정당한 증빙이 있다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건물주가 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계약갱신 거절은 무효가 됩니다. 실제로 건물주는 세금 문제로 딸 명의 전환이 어려웠고, 결국 C씨는 계약 연장에 성공했습니다.
상가 계약 시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은 10년까지 가능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도 존재합니다.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는 법적 대응 준비가 필요합니다.
상가 계약은 단순히 “좋은 자리 하나 골라서 계약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복잡한 위험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인허가 불가 → 계약 무효 및 손해 발생
-권리금 과다 → 투자금 대비 회수 불가
-갱신 거절 →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는 분쟁
상가 계약을 앞두신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계약은 정보에서 시작됩니다."
무조건 싼 곳이 아닌, 검증된 상가와 철저한 준비, 이것이 결국 창업 성공과 투자 수익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겪는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유익한 부동산 정보 드릴게요.